20대 때 스타벅스에서 열심히 커피를 마셔가며 다이어리를 얻었던 기억이 있다. 나름 구성도 괜찮았고 디자인도 세련되고 쿨해보이는 부분이 있어 종종 프리퀀시를 모아서 받았었다. 나이가 30대가 넘어가니 이런 것도 부질없다 느끼는 와중에 메가커피나 컴포즈 커피의 저렴한 커피만 사 먹었고 스타벅스는 어쩌다가 한번 가는 카페가 되어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스타벅스 앱을 들어갔는데 윈터 e-프리퀀시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미션음료 3잔을 포함해서 총 17잔을 적립하면 플래너, 캘린더, 포터블 램프 4종 중 하나를 준다는 내용이었다.
사진을 보니 삿갓을 쓴 모양의 포터블 램프가 탐이 났다. 매끈하고 투명한 전등갓에 광원을 겸하는 기둥 부분이 소유욕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커피를 열심히 사먹어서 드디어 보나키아 램프를 사은품으로 받게 되었다.
사은품을 주는건지 마는 건지
프리퀀시 적립을 다 하면 사은품을 예약해서 받아야 한다. 예약을 하려니 전국 모든 지점이 예약 마감이 되어 있었다. 예약 오픈은 오전 7시부터인데 다음날 아침에 도전했다. 지정된 날짜에 내가 지정한 지점에서만 받을 수 있다. 혹시 그날 찾아가지 않는다면 예약이 취소되고 7일 동안 예약이 제한된다. 어쨌든 첫날 아침에는 서버에 과부하가 생기는지 접속대기가 뜨고 어버버 하다 보니 예약을 놓쳤다. 지점별로 매일 품목당 5개씩 들어오는 것 같다. 프리퀀시를 모은 사람은 엄청나게 많을 텐데 하루에 5개라니.. 내가 지정할 지점에서 5등 안에 들어야 예약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갤럭시 기준으로 핸드폰 잠금화면에서 시계를 한번 터치하면 초단위까지 볼 수 있다. 나는 그다음 날 7시가 땡 하는 순간에 예약버튼을 눌러 누구보다 먼저 접속해서 예약에 성공했다.
패키지는 케이크 상자같이 생겼다. 생각보다 작고 가벼웠다. 손잡이 부분이 조금 날카로운 느낌이 있어 베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꺼내고 본모습이다. 아직 조명은 켜지 않았고 다운라이트 밑에 두니 등갓의 색상이 바닥에 비친다. 일단 디자인과 만듦새는 마음에 들었다.
바디는 알루미늄 아노다이징으로 만든 것 같지만 플라스틱 도색이다. 요즘 플라스틱으로 알루미늄 느낌을 내는 기술이 좋아졌다.
뒷면에는 조명을 켜는 버튼이 있고 USB-C타입의 충전 포트도 있다.
조명 밝기는 3단계로 되어있어 버튼을 한번 누르면 제일 밝게 켜지고 그다음부터 약해지다가 꺼진다.
가장 윗부분에는 스타벅스의 세이렌 로고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이 조명의 가치를 정하는 부분이다. 사실 이게 없었다면 이만큼의 인기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명 기둥에는 절반은 투명하고 광택이 나지만 절반 윗부분은 에칭 처리를 해서 LED를 켜면 에칭 처리된 부분에서만 빛이 난다.
광원은 바디에 있으며 위로 쏴 올리는 방식이다.
조명을 켠 모습이다. 4300K 정도 될 거 같은 아주 노랗지도, 아주 하얗지도 않은 불빛은 초록색 등갓을 통과해도 제법 따뜻한 색상을 잃지 않는다. 색상이 없는 투명 제품도 있었는데 그 색상은 쨍한 느낌을 줄 것 같지만 이 초록색은 나름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빈티지 램프로 인기가 많은 뱅커 램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다시 열심히 커피를 마셔서 이번엔 투명한 조명을 얻어볼까도 했지만 프리퀀시를 모으는 시간도 있고 예약이 쉽지 않아 이벤트 기간 내에 사은품 예약이 힘들 것 같아서 포기했다. 오랜만에 강한 소유욕을 불러일으킨 프리퀀시 사은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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