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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신형 스포티지 300만원이 올라도 잘 팔리는 이유

by FairyG 2024. 12. 22.

스포티지가 3년 만에 디자인과 상품성을 강화한 페이스 리프트 모델로 등장했다.

이전 모델은 부메랑 모양 데이라이트와 라이트와 그릴의 경계가 모호한 얼굴로 뭔가 잠자리 얼굴을 떠올리는 모습으로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는 디자인이었다. 물론 이 스타일이 좋은 사람이 있으니 잘 팔렸겠지만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을 것 같다.

 

 


새 디자인은 세로형 램프에 스타맵 시그니쳐 형상을 한 데이라이트를 적용했고 수평과 수직의느낌이 들어간 그릴로 요즘 기아가 밀고 있는 패밀리룩 디자인을 적용했다. 바뀐 라이트 형상 때문에 범퍼와 휀더 새로 디자인되었고 보닛은 이전 모델과 동일하다.

 

 

 

페이스리프트답게 옆모습은 이전 모델과 동일한데 선과 디테일이 많은 투싼에 비하면 한줄의 캐릭터 라인과 크래딩 위의 음영으로 옆모습의 라인을 완성했다. 이차는 투싼보다 큰 차처럼 보이는데 외형 범퍼 디자인 때문에 45mm 정도 더 크기도 하지만 윈도 라인이 뒤 끝까지 연결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좀 더 길어 보이는 효과도 있다. 투싼과 같은 골격을 가졌기 때문에 실내공간에서의 차이는 미미하다.

 

뒤로 가면 익숙한 테일램프가 자리잡고 있는데 아우트라인은 변하지 않았고 내부 점등시 보이는 그래픽만 스타맵시그니처의 디자인이 들어갔다. 범퍼 아래 커다란 실버색으로 도색된 스키드플레이트는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는듯한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투싼은 페이스리프트 된지 1년 정도 되었는데 아직 DCT를 사용한다. 듀얼클러치 미션이라고 하는 DCT는 직결감이 좋고 동력손실이 적은 장점이 있지만 수동변속기 기반으로 만든 미션이기 때문에 유체로 동력을 전달하는 토크 컨버터를 미션에 비해 주행질감이 약간 터프하게 느껴진다. 나는 자동차의 기계적 진동과 자연스러운 변속충격을 좋아해서 DCT를 좋아하지만 대부분 DCT가 아닌 부드러운 오토미션을 선호한다. 스포티지는 페이스리프트 되면서 토크컨버터를 사용하는 오토미션으로 다시 돌아와 많은 이들이 반가워했다. 하이브리드와 LPG모델은 6단, 1.6 가솔린 터보는 8단 미션이다. 요즘 제조사들이 토크컨버터의 제왕인 ZF 8단 미션을 많이 따라온 것 같다. 현대 기아의 8단 미션도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옛날에는 페이스리프트라면 보통 앞.뒤 라이트 그래픽과 범퍼, 스티어링 디자인, 센터패시아 디자인 정도 변경되는 수준이었는데 요즘은 거의 완전변경에 버금갈 정도로 여러 부분이 바뀌어 나온다. 현대/기아의 행보를 보면 외형뿐 아니라 실내도 크게 바뀌는 추세라 페이스리프트인지 세대 변경 모델인지 분간하기 헷갈린다.

스포티지는 실내가 많이 바뀌었다. 대시보드 화면 양쪽에 터프하게 붙어있던 송풍구가 삭제되며 수평형으로 슬림하게 자리잡았고 스티어링 디자인은 기아 최신의 디자인으로 변경되었다. 센터콘솔은 거의 변경되지 않았고 트림 재질이나 색상이 약간 변경되었다.

 

 

 

실용적이면서 여유있는 실내공간이 필요하다면 스포티지나 투싼 정도의 SUV가 좋지만 한 가지 걸리는 건 가격이다. 차에 관심이 많아 국내에 팔리는 차들의 가격대를 대충 파악하고 있는데 요즘 현대/기아 차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앙등했다. 전기차가 비싸지면서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도 덩달아 같이 올랐다. 비록 옛날이야기이긴 하지만 배기량 CC당 만원이었던 시대는 고리짝 시절이 되어버렸고 현재 중형세단은 옵션 좀 넣으면 4천만 원이 훌쩍 넘는다. 스포티지는 2륜 기준 옵션을 전부 더하면 4474만 원으로 취등록세까지 더하면 4천700만 원에 육박한다. 가장 그돈씨를 많이 듣는 포지션이 4-5천만 원대다. 그만큼 선택지가 많기 때문에 가격 포지셔닝에서 가장 우위의 상품성을 가져야 하는 가격대이기도 하다.

옵션을 다 주워담아도 3천만 원이 될까 말까 하던 스포티지 R이 10년 만에 하이브리드 풀옵션 기준으로 5천만 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고 와야 손에 넣을 수 있다. 괜찮을지 의문이 들지만 이미 시장은 스포티지를 인정한 듯 잘 팔리는 모양새다. 

 

 

예전에 접촉사고가 나서 수리기간동안 스포티지 NQ5를 탔었는데 주행느낌이 내 기준에는 SUV 치고는 단단했으며 NVH면에서 생각보다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스포티지보다 작은 니로도 잠깐 타본 적이 있는데 오히려 니로가 느낌이 더 좋았다. 니로처럼 작은 차가 주는 가벼운 느낌과 쏘렌토가 주는 안락함 그 중간 어디쯤 애매한 차 같았다. 그러나 차 사이즈는 마음에 들었다.

지금 타고다니는 쏘렌토는 큼지막해서 좋긴 하지만 혼자 타는 시간이 많아 굳이 이렇게 큰 걸 끌고 다녀야 하나 싶기도 하다. 적당한 크기와 실용성을 생각한다면 스포티지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